백과

〈애그니스 그레이 Agnes Grey〉(1847)·〈와일드펠 홀의 소작인 The Tenant of Wildfell Hall〉(1848) 등을 썼는데, 보통 언니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들보다 뛰어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패트릭과 마리아 브론테의 여섯 자녀 중 막내로 태어났으며, 그들의 호어스 집에서 주로 언니 샬럿으로부터 배웠다. 1839년에 잠깐 가정교사로 일했고, 1841~45년에 다시 요크셔 버러브리지 근처의 소프그린에서 성직자 가문인 로빈슨가(家)에 들어가 4년 동안 가정교사로 일했다. 그러나 1845년 술고래에 아편중독자이고 무책임한 오빠 패트릭 브랜월이 가정교사를 하겠다고 그녀를 찾아왔다.

앤은 잠시 후에 집으로 돌아갔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로빈슨 부인과 간통한 혐의로 해고된 오빠가 뒤쫓아왔다.

1846년 언니 샬럿·에밀리와 함께 쓴 〈커러, 엘리스, 액턴 벨의 시집 Poems by Currer, Ellis and Acton Bell〉에 21편의 시를 실었다. 첫 소설 〈애그니스 그레이〉는 1847년 12월에 에밀리의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과 함께 3권의 책으로 출판되었는데, 샬럿의 〈제인 에어 Jane Eyre〉(1847. 10)의 인기에 힘입어 큰 호응을 받았다. 그래서 앤은 곧이어 1848년 6월에 3권의 책으로 구성된 2번째 소설 〈와일드펠 홀의 소작인〉을 발표했으며, 이 소설도 잘 팔렸다.

그러나 그해말 결핵으로 앓아 누워 이듬해 5월에 죽었다.

앤은 보통 온화하고 경건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정숙하고 단정한 시에는 도덕적·종교적 진리에 입각한 그녀의 생각과 감정이 잘 정돈되어 있다. 소프그린에서 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소설 〈애그니스 그레이〉는 가정교사의 생활을 명쾌하면서도 다소 익살스럽게 기록하고 있다.

조지 무어는 이 작품을 "모슬린 드레스처럼 수수하고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와일드펠 홀의 소작인〉은 한 젊은 남자의 방탕과 타락상을 강렬하고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여기에서는 칼뱅주의의 예정설과는 반대로 결국 버림받는 영혼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아르미니우스설(說)에 대한 믿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녀의 대담한 생각은 약간의 반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샬럿은 이 주제가 자기 동생의 본성에서 벗어난 소름 끼치는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이 작품의 힘찬 문장은 앤이 도덕적 책임뿐 아니라 예술적 발전의 가능성도 찾았음을 보여준다.